전용 AI 에이전트 하드웨어가 스마트폰을 대체하여 주요 컴퓨팅 디바이스가 되면, 스크린 중심의 디지털 시대가 앰비언트 컴퓨팅으로 전환되며 인간의 주의력 구조가 근본적으로 재편된다.
새로운 개인 하드웨어 카테고리 — 화면 없이 음성과 햅틱으로 작동하는 소형 디바이스에 항시 가동되는 AI 에이전트가 탑재된 — 가 20년간 인간의 주의력을 지배해온 유리 직사각형으로부터 컴퓨팅을 분리시킨다. 스크롤할 피드도, 스와이프할 알림도, 탐색할 인터페이스도 없이, 사용자들은 잃어버렸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던 현존감을 되찾았다고 보고한다. 도시 디자인이 반응한다: 도시들이 디지털 광고판을 철거하기 시작하고, 카페들이 스크린을 금지하며, 한 세대의 아이들이 탭과 스와이프가 아닌 음성과 제스처로 AI와 상호작용하며 자란다. 하지만 전환은 불균등하고, 스크린 의존 산업들은 강하게 저항한다.
2032년 제주의 어느 일요일 아침. 아홉 살 하나가 일어나 가방 끈에 달린 작은 디바이스에 좋은 아침이라고 말한다. 디바이스가 날씨를 알려주고, 할머니 생신을 상기시키고, 부엌으로 걸어가는 동안 골전도 오디오로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준다. 하나는 스마트폰을 소유한 적이 없다. 아버지 서진이 문간에서 하나를 바라보며, 매일 저녁 세 시간을 폰 화면에 빼앗기던 시절을 떠올린다. 이 가족의 집에는 텔레비전이 없다. 모니터가 있던 자리에 책장이 놓여 있다. 서진의 손은 몇 년 만에 처음으로 떨림 없이 안정되어 있다.
스크린리스 컴퓨팅은 주의력 포착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오디오와 햅틱 채널로 이동시킬 수 있다. 음성 기반 AI 상호작용도 마찬가지로 중독적이고 조작적일 수 있다. 더욱이 데이터 시각화, 창작 작업, 의료 영상, 복잡한 문서 검토 등 많은 핵심 업무는 근본적으로 시각적 인터페이스를 필요로 하며 음성이나 햅틱으로 환원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