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학 튜터링의 전국 도입이 학력 격차를 해소하지만, 알고리즘적 학습 패턴에 최적화된 세대를 양산하며 비정형 창의적 사고 능력은 퇴화한다.
2031년까지 AI 기반 적응형 튜터링이 한국 모든 공립학교에 배치된다. 표준화 시험 점수가 극적으로 수렴하여 상위와 하위 5분위 간 격차가 5년 만에 60퍼센트 줄어든다. 정치인들은 환호한다. 하지만 기업 연구소와 스타트업에서 불안한 패턴이 보고되기 시작한다. 만점을 받은 신입사원들이 모호하고 개방형인 문제 앞에서 얼어붙는 것이다. 인지과학자들이 가설을 확인한다 — 수년간의 AI 최적화 마이크로 피드백 루프가 학생들에게 알려진 답까지의 최단 경로만 탐색하도록 훈련시켜 탐구적 사고를 억제한 것이다. 교육부가 비정형 문제해결 교과 도입에 나서지만, AI 시스템에서 훈련받은 교사들은 그것 없이 가르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열일곱 살 지혜가 2031년 11월 어느 목요일 밤 10시, 대전의 한 학원 지하에 앉아 있다. 모든 AI 튜터링 수학 모듈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이다. 오늘 밤 비싼 비용을 들여 고용한 개인 과외 선생님 — 은퇴한 엔지니어 — 이 종이 한 장을 그녀 앞에 놓았다. 서로 다른 필요를 가진 세 형제에게 불규칙한 농지를 공정하게 나누는 체계를 설계하라. 힌트 버튼도, 진행 바도, 즉각적 피드백도 없다. 지혜가 종이를 응시한다. 자신이 똑똒하다는 것은 안다.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모를 뿐이다. 선생님은 기다린다. 그 침묵이 곧 교육과정이다.
AI 튜터링 옹호자들은 확산적 사고가 원래 드물었고 제대로 측정된 적도 없으며, 이른바 퇴화라는 것은 향수에 젖은 교육자들이 주도하는 도덕적 공황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보편적 수학 문해력은 문명적 성취이며, 창의적 추론은 격차를 줄인 시스템을 해체하지 않고도 별도 모듈로 가르칠 수 있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