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면전이 NATO를 충성도 기반의 계층적 동맹 체제로 분열시키며, 집단 방위가 거래적 양자 계약으로 대체된다.
중동 지역 분쟁이 이란, 이스라엘, 걸프 국가들을 끌어들이는 다전선 전쟁으로 확대되자, NATO 회원국들은 개입 여부를 두고 극심하게 분열된다. 미국은 무조건적 지지를 요구하고, 프랑스와 독일은 이를 거부하며 독자적 외교 채널을 추진한다. 워싱턴은 NATO를 해체하는 대신 각국의 충성도 점수에 따라 조정되는 양자 방위 계약의 위계 구조로 재편한다. 3년 안에 옛 동맹은 매년 보험처럼 갱신·구매하는 조건부 보장의 패치워크로 변모한다.
2031년 1월 어느 날 새벽 6시, 에바 코발스카 대령이 바르샤바 사무실에서 기밀 대시보드에 표시된 폴란드의 최신 방위 기여 지수 점수를 확인한다. 유엔 투표 기권 한 번으로 발생한 0.3점 하락이 동부 국경에 절실한 패트리어트 포대 인도를 지연시킬 수 있다. 그녀는 정부에 기권 철회를 권고하는 메모를 작성하며, 새로운 NATO에서 주권은 점수로 환산된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지지자들은 점수제가 오히려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인다고 주장한다 — 제5조 뒤에 숨어 무임승차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 소국들은 한 회원국의 거부권이 집단 행동을 마비시킬 수 있었던 구 합의 모델보다 더 예측 가능하고 계약적으로 보장된 지원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