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팬덤 이벤트가 너무 크고 복잡해지면서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도시 인프라에 대한 준정부적 권한을 행사하게 되고, 기업 행사 관리와 공공 행정의 경계가 흐려진다.
어떤 도시도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의 물류에서 시작된다. 단일 콘서트 시리즈가 국경일을 초과하는 인파를 만들어내자, 지방자치단체는 안전, 교통, 의료 수요를 관리할 운영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미 독점 앱을 통해 수백만 팬을 실시간으로 조율할 데이터 인프라를 보유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그 공백을 메운다. 이 체제가 너무 효율적이어서 영구적이 된다. 2030년까지 하이브와 유사 기업들이 여러 아시아 메가시티와 상설 인프라 협약을 유지하며, 주요 행사 시 병행 교통 및 비상 시스템을 운영한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아닌 '행사 규모 도시 서비스 제공자'로서 해당 세제 혜택과 법적 면책을 갖춘 공식 규제 지위를 위해 로비를 시작한다.
2028년 10월 어느 토요일 새벽 2시,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윤세라가 잠실 경기장 밖 야전병원 텐트에 서 있다. 텐트는 하이브 메디컬 서비스가 운영하며, 서울소방서 구급대원 옆에서 기업 사원증을 건 계약 의사들이 근무한다. 열사병에 걸린 19세 환자가 하이브의 독점 환자 관리 앱을 통해 분류된다. 윤 전문의는 자신이 시 당국이 아닌 기업 권한 아래서 의료를 행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둘의 경계가 너무 점진적으로 녹아서 그 순간을 특정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효율성 향상은 실제이며 안전 성과도 측정 가능하게 더 낫다. 정부는 이 규모의 군중 행사 관리에 진정으로 실패하고 있었고, 팬들은 대규모 동원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기업 조율 시스템 아래에서 객관적으로 더 안전하다. 문제는 이 체제가 작동하느냐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누구에게 봉사하느냐 — 그리고 기업의 이익이 공공의 이익에서 벗어날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