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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 비상 예산

전쟁 추경과 대국민 직접 지원금이 상시적 제도로 고착되며 평시 재정 규율이라는 개념 자체가 소멸한다.

Turning Point: 2028년, 기획재정부가 예산 분류 체계에서 '추가경정'이라는 단어를 조용히 삭제하고 모든 위기 지출을 '적응형 기준 경비'로 재분류한다 — 비상이 일상이 되었다는 관료적 시인이다.

왜 시작되는가

지역 분쟁, 팬데믹 여파, 기후 재난 등 중첩된 위기의 연속이 끊김 없는 긴급 추경 사슬을 만든다. 임시 구제로 시작된 국민 직접 현금 지급은 정치적으로 건드릴 수 없는 기득권이 된다. 국가부채 대비 GDP 비율이 120%를 넘지만 비교 가능한 모든 경제가 같은 궤도에 있기에 국채 시장은 평온하다. 긴축에 훈련된 재정 정책 세대가 은퇴하고, 정상적 예산 주기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관료들이 그 자리를 채운다. 결과는 붕괴가 아니라 기이한 새로운 안정이다: 위기 대응에는 놀라울 만큼 효과적이지만 장기 투자에는 구조적으로 무능한 영구 동원 재정 국가.

어떻게 전개되는가

  1. 3년 연속 안보·기후 비상이 중첩되면서 추경이 연례 예외가 아닌 분기별 일상이 된다
  2. 매 위기마다 지급되는 국민 직접 지원금이 중단을 주장하는 정당을 응징하는 정치적 지지 기반을 만든다
  3. 기획재정부가 위기 지출을 기준선으로 처리하도록 내부 회계를 개편하여 '정상' 예산 복귀를 위한 제도적 장치 자체를 제거한다
  4.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영구 적응형'이라는 새로운 국가 신용등급 범주를 신설하여 전통적 재정 지표가 대부분의 OECD 국가에 더 이상 적용되지 않음을 인정한다

사람이 체감하는 장면

세종시 예산실 분석관 김상호(34)가 2029년 3월 어느 아침, 7년 공직 생활에서 긴급 지출로 분류되지 않은 예산을 단 한 번도 작성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점심시간에 상사에게 이 이야기를 꺼내자 그녀가 웃으며 말한다. '정상 예산이 대체 어떻게 생긴 건데?' 둘 다 대답하지 못한다.

반론

역사는 영구적 비상 지출이 점진적으로가 아니라 갑작스럽게 — 통화 위기, 초인플레이션, 정치적 격변을 통해 — 끝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채권 시장의 평온은 진정한 신뢰가 아니라 조율된 중앙은행 개입이 가능케 한 집단적 환상을 반영할 수 있다. 그 조율이 깨질 때 조정은 급격하고 가혹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