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동맹국들이 NATO를 대체하여 호르무즈 해협 안보의 주요 보장자가 되면서, 인도-태평양-중동 통합 방위 체제가 구축된다.
미국이 중동 해상 교통로의 유일한 보장자 역할에서 물러나면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들에게 호르무즈 해협 에너지 수송로 보호 부담을 분담하도록 압박한다. 처음에는 마지못한 순환 배치로 시작되지만, 이내 공유 정보시설, 걸프 국가들과의 합동 훈련, 전용 국방예산 항목을 갖춘 상설 아시아 해군 주둔으로 발전한다. 이 체제는 동아시아의 경제 안보를 중동 안정에 묶어놓으며, 새로운 외교적 지렛대와 위험한 얽힘을 동시에 만들어낸다.
박지원 함장이 현지 시각 새벽 4시 30분, 충무공 이순신함 함교에 서서 야간 투시경으로 이란 해경 함정이 자함과 나란히 추적하는 것을 지켜본다. 바레인 주둔 5개월째. 부산의 딸이 영상통화에서 왜 엄마가 남의 바다를 지키냐고 묻는다. 박 함장에게 쉬운 대답은 없다. 다만 한국 원유의 40퍼센트가 매주 자신의 배 아래를 지나간다는 사실만 알 뿐이다.
비판론자들은 이 체제가 아시아 민주주의 국가들을 미국의 전략적 후퇴를 위한 용병 해군으로 전락시키며, 문화적 이해도 민주적 위임도 없는 중동 분쟁에 끌려들어갈 위험만 안긴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