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련자의 섬세한 손동작을 학습한 인공지능 덕분에 장비가 넉넉하지 않은 대학도 표준화된 로봇 실험실을 통해 정교한 실험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인공지능 모델은 숙련 연구자들이 논문의 실험 방법에 좀처럼 기록하지 않는 압력과 타이밍, 미세한 교정 동작을 포착한다. 뛰어난 기술자를 채용하기 어려운 대학들은 로봇 실험 장비를 공동으로 확보해 고난도 실험을 현지에서 재현한다. 과학에 참여할 기회는 빠르게 넓어지지만, 접근성은 점차 숙련 모델을 관리하고 호환 장비를 인증하는 기관에 좌우된다.
오후 2시 15분, 쿠마시의 한 공립대학 실험실에서 화학도 아마 멘사는 6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일하는 결정학자의 미세한 손목 교정을 로봇 팔이 재현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처음으로 깨끗한 결정이 만들어지자 아마는 인근의 오염된 우물에서 길어 온 물로 같은 실험을 다시 시작한다.
동작을 재현한다고 해서 그 이면의 과학까지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대학들이 독점적인 숙련 동작 라이브러리에 종속될 수 있고, 표준화된 실행 방식이 뜻밖의 발견을 낳는 즉흥적인 시도를 위축시킬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