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 유지 관리 에이전트가 단종됐어도 적절히 교정하면 정확한 측정이 가능한 과학 장비를 되살리면서, 학교와 지역 실험실도 한때 부유한 기관에만 허락됐던 장비를 이용하게 된다.
유지 관리 에이전트는 방치된 소스 코드 브랜치를 복구하고 현대 컴퓨터에 맞는 인터페이스를 다시 만든다. 이후 독립 실험실과 기술자가 인증 표준 시료, 교정 기록, 물리적 안전 점검을 통해 장비별 상태를 평가한다. 기계 구조가 온전한 분광기와 현미경, 제작 장비를 중심으로 재생 산업이 형성되면서 실험 과학의 비용이 크게 낮아진다.
오후 4시 10분, 부산의 한 지하 실험실에서 열여섯 살 박지윤이 자신보다 먼저 만들어진 분광기에 바닷물 시료를 넣는다. 유지 관리 에이전트가 잊힌 제어 소프트웨어를 새로운 환경에 맞게 고치자, 기증받은 모니터에 처음으로 선명한 그래프가 나타난다.
자동화된 소프트웨어 유지 관리는 마모된 광학 부품이나 값이 흔들리는 센서, 빠진 물리적 안전장치를 복구할 수 없다. 독립적인 점검과 엄격한 교정 기록이 없다면 저렴하게 되살린 장비가 그럴듯하지만 신뢰할 수 없는 측정값을 쏟아낼 수 있다.